•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2021. 1. 22.

    by. 김빱빱

    맘에 드는 책표지중 하나 

    청소년기의 소녀가 가진 방황하고 줏대 없고 흔들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묘사된 책.

    주인공의 심리 변화는 거의 롤러코스터마냥 변한다. 

    심리만 변하면 다행인데 행동력도 그에 뒤지지 않는 편이라

    전개가 막장드라마처럼 흘러간다. 

     

    줄거리 요약

    1. 아빠랑 아빠애인이랑 휴가지에 있는데, 죽은엄마친구 안이 휴가지에 와서 아빠랑 사랑이 싹틈. 

    2. 주인공은 안에 대해 동경심과 반항심을 동시에 가짐.

    3. 휴가지에서 만난 남자 시릴이랑 아빠애인을 꼬드셔서 둘이 가짜 커플 행세하게 함.

    4. 시릴에게 질투한 아빠는 안을 두고 다시 아빠애인이랑 만남.

    5. 안은 충격받고 집에 돌아가다가 사고로 죽음(자살일까?). 

    6. 방탕한 삶에 잠시 안정감을 느끼게해준 안에 대해 알 수 없는 감정을 갖고 다시 원래대로 살아감.

     

    #들쑥날쑥

    "그동안 내가 엘자와 나눈 대화는 고작 날씨나 패션 이야기뿐이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오랜 친구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72p

                                        VS

    "그러자 문득 ... 엘자 같은 이들에 대한 경멸이 치밀었다.

    내 안에서 우월감과 자부심이 솟구쳤다." -77p

     

    5페이지 만에 오랜 친구 같았던 엘자(아빠애인)는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안의 등장으로 버려진 아빠애인 엘자에 대한 동정심이 얼마나 얕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한 주인공의 심리는 따라가기 힘들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나도 별 다를바가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 권장 도서

    "일상적인 좋은 감정 같은 것들이 있음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저속하고 부도덕한 삶을 이상으로 여겼다." -35p

     

    "담배를 많이 피웠고 자신이 퇴폐적이라고 느꼈으며 그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나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나는 슬펐고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110p

     

    이 문장들만 보면 거의 뭐 저속하고 부도덕한 삶을 이상으로 여기며 담배를 많이 피우는 비행 청소년이

    내면의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청소년권장도서같은 느낌인데?ㅋㅋㅋ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성장 

    "차분히 생각을 하고 나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와 화해하지 못한 채 자기 성찰의 온갖 고통을 겪어내야 했다." -99p

     

    "내가 공격한 대상이 하나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개체였음을." -216p

     

    방탕하고 쾌락적인 삶 속에서 알게된 깨달음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동안의 깨닫지 못했던 죄책감과 책임감, 후회 그 앞에서 생각에 잠기는 세실(주인공)을 볼 수 있다.

     

    소설보다 더 재밌는 옮긴이의 말

    : 옮긴이 김남주

     

    소설이 끝나고 작가의 삶과 소설에 대한 해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설보다 더 재밌었다. 

     

    "어떤 종류든 간에 독자를 설득하려드는 거대한 개념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스스로의 독립성,

    그조차 이름뿐인 것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는 그런 독립성이다. 

    그런데 어이없을 정도로 무심해보이는 이런 작가의 '무개입'은 쩌렁쩌렁한 교훈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279p

     

    만약 소설을 다 보고서도 책의 제목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소설이 왜 이렇게 끝난 건지 알 수없다면 

    이 내용을 보자. 사실 아래의 글을 보면 소설은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제목 역시 작품에 서두에 인용한 폴 엘뤼아르의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여기에서 '안녕'은 작별인사가 아니라 만날 때 하는 인사다. 

    '슬픔'을 알게 된 주인공 세실이 아릿함과 죄책감을 안고 스스로의 마음 한편에 있는 그 낯선 감정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아, 슬픔. 너 거기 있었니?" -268p

     

     

     

    "

    아, 슬픔. 너 거기 있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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